소진(burnout)은 단순한 피로가 아닙니다.
그것은 의미 있는 일을 하려는 사람이,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너무 오래 외면당할 때 생기는 깊은 내상입니다.
🌑 소진은 왜 생기는 걸까?
"열심히 한다고 다 괜찮아지는 게 아니었다."
🔹 1. 자기 희생의 무게
많은 사람들은 타인을 돕고,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와 감정을 기꺼이 사용합니다.
특히 간호사, 교사, 돌봄자, 요양보호사,상담사, 부모처럼 사람을 다루는 직업일수록, ‘나’를 미뤄두는 것이 당연시됩니다.
“내가 참고 버티면 다 괜찮을 거야.”
이 생각은 스스로를 지우는 첫 문장이 됩니다.
🔹 2. 지속적인 감정노동
하루 종일 웃어야 하고, 참아야 하고, 상냥해야 한다면
그 ‘감정’은 진짜 내 것이 아니라 일로 만들어진 가면입니다.
- 내 마음은 슬픈데, 웃어야 할 때
- 억울한데, 침묵해야 할 때
- 분노가 올라오는데, 감정을 억눌러야 할 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진짜 내 감정이 무뎌지고, 점점 자기감각이 사라지게 됩니다.
🔹 3. 일방적인 주는 관계
돌봄이나 봉사, 업무에서 ‘주는 역할’만 계속하는 관계는 반드시 균형이 무너집니다.
- 감사받지 못한 수고
- 끝없는 요구
- 반복되는 “당연함”의 시선
줄수록 외롭고, 애쓸수록 고립됩니다.
그리고 그 고립감은 내면을 조용히 태우기 시작합니다.
🔹 4. 완벽주의와 높은 기대
“나는 실수하면 안 돼.”
“누구보다 잘해야 해.”
“내가 해야지, 누가 해.”
이런 생각은 처음엔 책임감으로 포장되지만,
결국 쉼을 허락하지 않는 자기 감옥이 됩니다.
완벽함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 기계의 것.
우리는 불완전해서 더 소중한 존재입니다.
🔹 5. 공감받지 못하는 현실
"너만 힘드냐?"
"다 그렇게 사는 거야."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이런 말들은 지친 이들에게 마지막 남은 힘마저 빼앗는 말입니다.
소진은 육체적 피로가 아니라,
“내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깊어집니다.
🔹 정리하며:
소진은 단순히 에너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책임, 기대와 역할 속에서
‘내가 사라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해 생기는 마음의 병입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기꺼이 멈추고,
조용히 쉬고,
나를 다시 부르기 위한 시간은
필수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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